꿀이야기

夢郞의 일상적이지 않은 일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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뜬금없지만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

내 친할아버지께서는 평생 양봉을 하셨다.

꿀과 관련된 것들이라면 정말 지겹도록 먹었는데

어릴때는 꿀 특유의 향기가 참 싫었다.

엄마에게 설탕먹자고 때를 썼던 기억도 난다.

그게 얼마나 소중한건지 모른채.

 

할아버지는 항상 처음 뜬 꿀을 우리 가족용으로 모아두셨는데

그 꿀은 조청처럼 진했던 기억이 난다.

 

꿀은 처음 뜨면 점도가 조청처럼 진한데

그 뒤로 두번째 세번째 뜨면 뜰수록 그 점도가 낮아진다.

 

이 꿀들을 모두 하나로 모아서 점도를 낮춰서 팔면 매우 양심적인 업자고.

파는 꿀 중 많은 꿀은 사양꿀(벌이 설탕물 먹고 뱉어낸 꿀)과 섞여있다.

성분표에 보면 나오고, 한입만 먹어봐도 알수가 있다.

진짜 꿀은 아카시아꿀이면 아카시아의 향기가 진하게 밤꿀은 밤꽃 향이 진하게 남으니까.

 

작년 겨울에 밖에서 꿀 파는 노점상을 봤는데

이게 얼마나 어이없는 행동이냐 하면 꿀은 추운데서 보관하면(한 10도 이하) 솔았다고 하는 결정화가 일어난다.

꿀이 당류중 비교적 고분자이기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.

꿀이 솔면 설탕물이라고 구라를 치더라고.

그 무지가 안타깝다. 설탕은 이당류라 분자 크기가 작아서 추운데서 그렇게 결정화 안된다.

 

아카시아 꿀, 밤꿀, 잡화꿀은 정말 질리게 먹었는데

요즘 직접양봉한다는 꿀을 사먹어도 할아버지가 떠 주신 꿀을 따라갈 꿀이 없다.

최근에 아버지 친구분이 양봉을 시작하셨다고 꿀을 받았는데

진짜 오랜만에 아카시아 향이 진하게 나는 꿀다운 꿀이었다.

할아버지가 떠 주신 꿀이 생각난다.

그때는 왜 몰랐을까? 그 소중함을. 너무 흔해서 그랬겠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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