마당있는 집을 짓는 꿈.

공학자 아빠의 육아일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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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등학교때 우리집은 고기를 한번 구우면 두근 정도는 구웠거든.

 

우리집 고기 굽는 날은 동네파티인거야.

 

 

뭐 사실 동네파티라고 해도 다들 부모님 동료나 내 친구들이긴 했어.

 

나는 부모님이 두분 다 선생님이셔서 초등학교 저학년을 학교 관사에서 보냈거든.

 

 

지금 생각 해 보니까.

 

화장실이 집 안에 없어서 집 밖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고

 

어느 겨울밤에 천장을 뚫고 쥐가 떨어진적도 있거든.

 

근데 그 집이 싫었던 기억은 잘 나지 않아.

 

오히려 어린시절 집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이 있어.

(추억 얘기를 하니까 누군가는 무드셀라 증후군을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노파심에 그건 아니라는걸 먼저 말해주고 시작하기로 하자)

 

 

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

 

아마 마당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.

 

학교건물과 마당 관사 사이에 넓은 마당이 있었고 학교 건물만 넘어가면 학교 운동장은 우리집의 제2마당이었지.

 

사실 집 자체는 오래된 학교관사라 아주 좁았었는데

 

좁은것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.

 

집안에서 뛸 일이 없었으니까.

 

문만 열면 어느집보다 넓은 운동장이 있었으니까.

 

 

최근에 부모님께서 시골로 이사를 가셔서 한번 갔다왔는데

 

아직 두돌도 안된 딸이 집앞 마당에만 나가서 놀아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봤어.

 

꽃도, 방아깨비도, 돌맹이도, 물도

 

이 작은 아이에게는 너무나 신비하고 즐거운 일인거야.

 

 

이 아이에게 필요한건 더 좋은 음식이나 장난감이 아니라.

 

마음껏 뛸 수 있는 마당, 새로운 것들을 보고 만지고 경험하는 것,

 

자신만을 위한 작은 수영장에서 마음껏 수영하는 것들인거야

 

 

내 목표는

 

중정을 두고 ㅁ자나 삼각형으로 집3-4채 정도를 지어서 마음 맞는 사람들에게 한채씩 분양하는거야.

 

상상만 해도 너무 멋지지 않아?

 

 

언제쯤 내 아이에게 그런 집을 선물할 수 있을까?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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